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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을 풀어주어야 한다.
    무속 이야기 2020. 4. 7. 11:57

    무속은 조상으로 시작해서 조상으로 끝난다.

     

    무속은 조상을 빼놓고는 존재할 수 없다. 그렇기에 조상의 원과 한을 풀어주는 것이 주 테마이며 굿, 치성, 부적, 비방 등은 어떻게 풀어줄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적 접근인 것이다. 의사가 진료를 하고 처방을 하듯이 무당도 상담 온 사람을 진단하고 처방하는 것이다. 진단하는 것이 점에 해당이 된다면 처방하는 것이 굿, 치성, 부적, 기도 등에 해당이 된다.

     

    여기에서 조상의 원과 한이라고 했는데 도대체 원과 한이 무엇일까? 원과 한을 어떻게 정의를 내리느냐에 따라 당사자기 받아들이는 것도 달라진다고 여긴다. 원과 한이란 나쁜것일까? 아닐 것이라 여긴다. 살아생전에 못했던 것을 죽어서 넋두리를 하고 싶은 것이 원과 한이 되기도 한다. 

     

    원과 한은 내 자식들 배부르게 못먹이고 좋은 옷 입혀주지 못한 것도 원과 한이 된다. 내가 제명에 못 살고 일찍 죽은 것도 원과 한이 된다. 아울러 가장 큰 것은 내가 죽었다는 것 자체가 원이고 한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원과 한을 어떻게 정의를 내리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무조건 원과 한이 맺혀서 풀어주면 좋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라 여긴다.

     

    그렇기에 무속은 조상을 빼고선 전혀 할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상으로 시작해서 조상으로 끝나는 것이 무속에 전부라 여긴다. 모든 조상을 다 풀어줄 수는 없다. 불가능하다. 무당이 조상을 풀어주면 좋다고 이야기를 한 것은 지금 현재 당사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점을 봐서 진단을 하고 그 조상님을 대접해서 풀어주어 나에게 좋지 못한 영향은 못 오게 하자는 뜻이고 좋은 영향은 더 잘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이다. 다만 이러한 절차를 무속적인 절차를 따라서 하는 것에 불과하다.

     

     

    모든 굿에서 조상을 몸에 실어 넋두를 하여 풀지 않고 신만 받아서 푼다면 이것은 굿이 아니다. 지금에 나를 만든 건 아버지, 어머니이다. 지금에 아버지, 어머니를 만드건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이다. 그렇기에 지금에 나에게 이 모든 유전적인 소양이 내 몸안에 들어가 있다. 할아버지가 바람을 피우셨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은 하겠지만 아직 나에게 그런 기질이 드러나지 않은 것뿐이지 나에게도 그러한 기질이 분명히 있다. 조상을 푼다는 것은 이러한 기질이 내가 살아가는 삶에 이득인가 안가로 구분을 해야 한다. 좋고 나쁨이 아니다. 내 삶에 도움이 되는가 도움이 되지 않는가로 구분을 해야 한다. 

     

    조상을 푼다는 것은 내 삶에 도움이 되는 것은 이 영향을 더 잘 받게 하자는 것이고 내 삶에 도움이 안되는 것은 이 영향이 나에게 미치지 않게 줄이자는 취지이다. 이것이 조상을 푼다는 개념이다. 그렇기에 굿에서 조상을 실어서 풀지 못한 원과 한을 무당의 몸을 통해서 입 밖으로 내뱉어 풀어내는 것이다. 이렇게 몸에 실어서 입 밖으로 내뱉어 풀어낼 수 있다면 굿도 필요하지 않다고 여긴다. 다만 사람의 마음이 뭐라도 한 것 같아야 하니깐 뭐라도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여긴다.

     

    굿을 해서 조상이 실려야지만 조상이 실리는게 아니다. 평상시에도 부지불식간에 조상이 실린다. 이것을 어떻게 잘 풀어내는가가 중요한 것이지 굿을 해야 꼭 풀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조상은 나의 조상이지 남의 조상이 아니다. 그렇기에 내가 풀어주는 것이 가장 좋다. 다만 일반인들은 이러한 감각을 잘 느끼지 못하니 이러한 것을 잘 느끼고 조상님에게 자신의 몸을 대신 빌려 줄 수 있는 무당이 하는 것뿐이다.

     

    원과 한을 이야기를 하면서 업장 소멸을 해야 한다. 조상님이 객사를 하셨으니 내보내야 한다, 조상이 업을 더 닦아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난 이 말에 동의를 못한다. 도대체 소멸할 업은 무엇이며 닦아야 할 업은 무엇인가? 이것은 내가 조상을 선별적으로 선택하는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내가 태어날 때 나라, 성별, 부모님을 선택할 수 없듯이 이 또한 내가 보낸다고 해서 보낼 수가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마치 보낸 것처럼 느껴지는 것뿐이다. 언제든지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말에 현혹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걸 알아야 굿으로 낭패를 보는 일이 적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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