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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도제를 지내서 보내야 한다?
    무속 이야기 2020. 4. 17. 16:17

    보낸다고 해서 보내지는 존재가 아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한 사람이 큰 잘못을 하여 가족 중 누군가가 죽음을 맞이했다. 그럼 이 사람은 죽은 사람에 대한 죄의식과 죄책감에 사로잡혀 앞으로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 처음에는 죽을 것 같이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도 희미해지고 스스로 그 사람에 대한 미안함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법을 터득한다.

     

    그러다가 어떤 계기가 되어서 또는, 유사한 상황을 보아서 그때 그 기억이 갑자기 몰아닥치면 이 사람을 덮쳐버린다. 이것이 바로 귀신이고 액살이라고 불리어지는 존재가 된다. 귀신이 있는 것이 아니고 액살이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건 사람의 체험에 의해서 형성이 되게 되는 것이다. 그럼 이 사람은 패닉 상태가 되어버린다. 건드려지면 안 되는 것이 건드려졌기 때문이다.

     

    흔히 컴플렉스나 트라우마라 말하는 것도 이와 유사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감정이 원래 상태로 돌아오면서 다시 삶을 지속하게 된다. 또는 정신적인 충격이 너무나 커서 스스로의 육체와 자아가 감당이 안되면 육체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대체 자아를 만들거나 또 다른 인격체를 드러나게 한다. 이것이 사람이 정신이 돌았다, 나갔다 등으로 표현을 하는 것이다.

     

    천도재를 하지 말아라, 하면 좋다가 아니다. 이것은 스스로의 판단인 것이다. 다만 하더라도 알고 하라는 것이다. 과연 보낸다고 해서 정말 보내질까? 보낸다고 해서 보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다만 우리가 이러한 행법으로 인해서 마음속 깊숙한 곳에 있는 죄책감과 죄의식이 없어졌다고 착각을 할 뿐이다. 이것에 공효는 이러한 행법을 함으로써 나의 기억이 수면 아래로 들어가는 것뿐이다. 그리고 이것이 나에게 올 때 80이 아닌 60, 50에 힘을 가지고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말을 한다. 이젠 괜찮아 그 말을 들어도, 이젠 괜찮아 그 기억이 올라와도. 감당이 가능하게 되었어. 즉, 내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낮아져서 나에게 찾아온다는 것이다.

     

    마음에 죄는 없어지지 않는다. 다만 그것과 함께 사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고 그것이 나를 찾아올 때 허둥지동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내 마음이 차분해진다는 것이다. 그럼 이 기억은 스스로 찾아와서 노닐다가 스스로 사라지는 것뿐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 기억은 나의 또 다른 장점으로 바뀌기도 하며 이 기억으로 내 삶이 바뀌기도 하며, 이 기억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도 한다.

     

    천도는 건너서 보내드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건너서 보내드리고 다시 찾아오고 또 보내드리고... 이렇게 할 수록 이것이 깨끗해지는 것이다. 깨끗해지니 나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래서 조상을 씻겨서 보내드린다. 씻긴다는 말로 표현을 하기도 하는 것이다. 씻겨서 보냈다고 해서 다음 굿할 때 오지 않는 것이 아니다. 다만 씻겨 드렸기 때문에 다음에 올 때는 좀 더 깨끗해진 모습으로 오시는 것이다. 마치 과거의 기억이 변화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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